▲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동작지구협의회 황미순 회장

Q. 대한적십자사는 언제 시작이 되었는가. 

A. 대한적십자사는 1905년에 고종황제 당시에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칙령을 발표했습니다. 이 칙령이 대한적십자사의 효시가 되었고, 지금까지 대한적십자사는 재난구호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기틀을 다져오고 있습니다. 1905년 11월 을사조약 이후 일본에 의해 폐사된 대한적십자사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 하에서 대한적십자회로 부활해 독립운동자금을 조달하는 등 독립군 활동을 지원하고 동포들을 구제했습니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수백만에 이르는 피난민을 구호하며 전쟁의 상처를 보듬고, 1960년 4.19 혁명과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시기에는 헌혈로 생명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이후 성수대교 붕괴(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현장에 구호요원 및 봉사원을 파견, 긴급구호활동을 펄쳤으며, 포항 지진(2017년)과 강원도 산불 피해(2019년), 그리고 코로나19 대응(2020년)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동작지구협의회 회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 한 말씀.

A. 저보다 훨씬 인품적으로나 봉사활동 경력으로나 훌륭하신 분들이 많은데 회장직을 맡게 되어 책임감에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우리 적십자를 조금 더 발전을 시켜야 하는데 그 만큼 많은 시간이 들 것 같습니다. 올 한해는 우리 봉사회에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 함께 봉사활동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시 25개구 중 우리 동작구봉사회가 상위권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동작구적십자봉사회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A. 동작구적십자 봉사원들은 130여 명이 등록되어 있으며, 활발히 활동하는 봉사원들은 8~90명 정도입니다.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봉사단체 중 하나입니다. 평소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돕는 활동은 물론 국가적 재난 현장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도 보셨듯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우리 봉사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반찬봉사를 진행하고 있고, 끊임없이 나눔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봉사원들은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 오신 분들로 연령들이 높습니다. 혹시 밑반찬 봉사를 하시거나 할 때 다치실 수도 있어 걱정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적십자 봉사원은 만77세가 되면 정년이 되세요. 앞으로 젊은 봉사자들을 많이 영입해 선배 봉사원들의 든든한 후원 속에 멋지게 봉사활동을 하는 동작구적십자봉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Q. 봉사를 시작하신 계기가 있다면. 

A. 적십자 봉사하기 전에는 장애인 단체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첫 봉사의 시작이었어요. 그러면서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악구에서 운영하는 환경단체에도 참여하여 아이들과 매주 까치산 자연보호 캠페인도 하고 식목도 참여했었어요. 제가 적십자 봉사활동을 한 지는 한 14년 정도 되어 갑니다. 그 때는 젊었을 때죠. 내가 봉사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하다보니 내 마음도 뿌듯하고, 아이들도 잘 자라줬고, 봉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합니다. 

Q. 동작구적십자봉사회를 하시면서 느끼신 점이 있다면. 

A. 적십자에서는 홀몸어르신, 조손가정 등 결연가정을 찾아가는 희망풍차와 밑반찬 봉사가 있어요. 반찬을 들고 직접 댁을 방문할 때 느꼈던 것이 나보다 더 어려운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내가 조금 더 노력해서 여유가 생기면 이 분들에게 도움을 더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 어르신 댁은 할아버지는 치매시고, 할머니는 거동을 하지 못하시는데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길을 잃어서 댁에 못 들어왔어요. 다행히 도움을 받아서 찾았고 시설에서 보호하게 되었어요. 제가 자주 찾아뵈었는데 열흘 못 간 사이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도와드릴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 적십자 봉사원들은 24시간이 모자라다 생각할 정도로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간혹 한 두 분이 봉사시간에 연연하는 경우가 있어요. 봉사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니 굳이 시간을 생각하실 이유가 있을까요. 

Q. 동작구적십자봉사회에서 하는 일은. 

A.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사회 곳곳의 소외계층에게 따뜻한 관심과 손길로 다방면으로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희망풍차 결연활동으로 아동, 청소년, 노인 기타 위기가정 80여 가구와 결연을 맺어 봉사원이 가정을 방문해 청소와 목욕봉사 등을 진행하고 생필품 전달과 재가봉사활동을 합니다. 매주 목요일 어르신 밑반찬 나누기를 비롯해 직접 만든 빵 전달, 현충원 등 환경정화 활동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역 어디든 먼저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매년 5월에는 어버이날 행사와 6월에는 현충원 헌화봉사활동 등도 진행합니다. 어서 코로나가 종식돼 봉사현장에서 봉사원들과 햇빛 아래서 함께 웃으며 행복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동작구적십자봉사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꾸준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Q. 코로나19로 봉사활동에 제약이 많이 따르고 있다.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 

A. 코로나19 상황에도 적십자 봉사원들의 봉사활동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밑반찬 봉사, 희망풍차 세대에게는 택배를 통해 물품을 지원하고 일일이 전화로 안부를 물어 소외되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관공서와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지금같은 팬데믹 상황에는 더욱 그렇겠지만 저희 봉사원들은 현장에서 직접 활동을 하는 분들입니다. 행정적인 부분은 현장과 많이 다릅니다.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요즘은 방문을 못하고 전화로 안부를 묻지만 간혹 전화기가 뜨거울 정도로 통화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것 때문일 겁니다. 얼굴보고 10분을 대화하는 것이 전화로 30분, 1시간 이상씩 통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통이 잘 이루어집니다.

적십자 봉사원들도 사람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합니다. 그렇지만 방역수칙 철저히 지켜가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위해 항상 현장에 나오고 계시는 만큼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봉사자들이 어려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Q. 회장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으신 일은? 

A. 회장 임기는 2년이고, 연임할 수 있습니다. 동작구적십자봉사회에서 하는 일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밑반찬 봉사, 봄과 가을 어르신 나들이, 어르신 생신잔치 등의 행사가 많을수록 서로 소통하며 근황도 묻고, 의견 수렴도 하는 시간이 있는데 코로나19로 그렇지 못하니까 저는 적십자 봉사원들을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동네 곳곳 어려운 이웃을 찾아다니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해 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단체가 아니라 기존의 열심히 하는 단체에 격려와 지원을 해 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A. 제가 생각하는 봉사는 ‘봉사를 하면 행복해진다’입니다. 제가 웃음치료, 노래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강사를 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어르신들의 마음을 읽고 싶어 배웠었는데 오히려 제가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더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우리 적십자 봉사가 아니어도 봉사를 하면 내 마음의 부자가 됩니다. 시간 날 때 어느 봉사단체든 문을 두드려서 함께 손잡고 마음을 비우고 봉사활동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년 반 정도 코로나19 상황 잘 견뎌왔습니다. 앞으로도 잘 견뎌내시길 바라며,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봉사활동을 하시며 마음의 부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때로는 노란조끼를 입고 여기저기 다니는 봉사원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시간을 쪼개가면서 남을 위한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노란조끼 뿐만 아니라 어느 단체의 조끼를 입고 봉사를 하는 분들을 보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십자의 손길이 필요한 각종 현장에 제일 먼저 달려가 마지막까지 남는 봉사원이 되겠다는 황미순 회장은 적십자 ‘노란 조끼’에 누를 끼치지 않는 회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채우고 있다.(기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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