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당동에 꽃집을 운영중인 플로리스트 송다빈입니다. 28살, 다 큰 나이에 다 큰 여러분께 동화책과 꽃, 자연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매달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 책은 바로 트리나 폴러스 작가님의 <꽃들에게 희망을> 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작은 호랑 애벌레입니다. 알을 깨고 나온 작은 호랑 애벌레는 나뭇잎을 갉아 먹으며 자라다가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저 먹고 자라는 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닐거야.’

 
그러다 호랑 애벌레는 애벌레 기둥을 발견하게 됩니다. 많은 애벌레들이 애벌레 기둥을 오르고있는 것을 보고 이유도 모른채 애벌레들을 따라 애벌레 기둥 꼭대기를 향해 오릅니다.

 
‘어쩌면 저 높은 곳에 내가 찾고자 하는 것, 내 마음을 채워주는 것이 있을지 몰라.’

 
그렇게 계속 올라가는데 애벌레들은 서로를 밟고 올라가야만 꼭대기를 향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호랑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를 만나게 됩니다. 둘은 서로를 좋아했고, 함께 기둥을 오르고 있다는 것도 안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기둥에 더 높이 오르기 위해 서로를 짓밟고 올라가야 합니다. 호랑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를 짓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것에 회의를 느꼈고, 결국 둘은 함께 내려옵니다. 그 둘은 서로 풀밭에서 신나게 놀며 서로 사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랑 애벌레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늙은 애벌레를 통해 세상을 날아다니는 나비의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노랑 애벌레는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간절히 원해야 돼.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노랑 애벌레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겁이 났지만 노랑 애벌레는 나비가 되기 위해 용기를 냅니다. 간절하게 날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고치를 만들어낼 때 나비가 되어 세상을 날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노랑 애벌레는 노란 나비가 되었습니다. 

다시 애벌레 기둥에 올라가기 위해 떠난 호랑 애벌레는 꼭대기 끝까지 올라갔지만 그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가 사랑했던 노랑 애벌레가 노랑 나비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국 호랑 애벌레는 노랑나비를 따라 나비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노력하여 호랑 나비가 됩니다.

 
실제로 저는 다른 애벌레들이 올라가니까 저도 덩달아 무엇인지도 모르는 애벌레 기둥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어떤 나비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조금이라도 앞서가기 위해 경쟁으로 스스로를 내몰았습니다. 애벌레가 자신이 나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듯이 우리는 본인의 가능성을 모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진정한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요?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은 '또 다른 나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애벌레가 편안한 애벌레의 삶을 포기하고 기꺼이 나비가 되기를 선택한 것처럼 저도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비가 될 준비를 하려 합니다. 물론 그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겠지만 하고싶은 일을 선택하는 용기로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나비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깨워보려 합니다.

 
왜 책의 제목은 ‘애벌레에게 희망을’이 아닌 ‘꽃들에게 희망을’일까요? 나비가 없으면 이 세상에 꽃들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나비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저와 어떤 이에게 이 글이 작은 울림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