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이슈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기사입력  2019/09/25 [12:07] 최종편집    동작뉴스편집국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죽고 싶어” 

“에잇 다 죽이고, 나도 죽을까?” 

 

살다보면 주변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말을 불쑥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순간 긴장해서 뒷목이 뻣뻣해 진다. 가슴이 옥죈다.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를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심장이 멎었을 때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듯 마음의 심폐소생술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죽음’을 운운하는 사람은 없다. 

틀림없이 이유가 있을 텐데, 왜 그런 마음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사람을 유령 취급을 한다면 결국 큰 일이 날 수도 있다. 

 

주변 사람이 아니라 자신조차도 일상생활에서 마음을 다쳐 죽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가 있다. 하지만 혼란과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찾아간 정신과 진료실에서 단순히 우울증이라며 약물 처방전만 받는다면 너무 허무하다. 여전히 체념과 무력감이 계속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역설적으로 우울증이라는 진단이 한 개인에게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중략) 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높고 단단한 인생의 벽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반응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우울한 존재다 병이 아니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울할 때마다 병원 진료실을 찾는 대신에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 소아과 의사가 쓴 육아서 한 권 쯤은 갖고 있듯이 마치 상비약처럼 심리치유 에세이 몇 권쯤은 갖고 있는 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된다. 이중에서도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는 필수 비상약 같은 인생 책이다. 

 

신경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스스로를 의사이기 보다 치유자라고 불리길 바란다. 

최근 15년간 진료실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의 속마음을 접하며 알 게 된 수 많은 경험에서, 흰 가운이라는 보호막 없이 환자가 아닌 사람의 내면을 만나면서, 자신이 변화됐다고 한다. 그녀의 이력을 보면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 상담을 이끌었고, 쌍용자동차와 그 가족들을 위해 심리치유 공간 ‘와락’을 만들고, 세월호 참사 직후엔 안산으로 이주해 치유 공간 ‘이웃’을 만들어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에 힘썼음을 알 수 있기에 그녀 말에 진솔함이 묻어 있다.

 

진료실 밖에서 의사 자격증이 무용지물처럼 느껴졌던 트라우마의 현장에서 혹은 어떤 상황이든지, 외부적인 조건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인간 마음의 본질적인 요소가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게 바로 ‘공감’이었다.

 

공감, 그게 뭐라고..소박하다 못해 부족해 보이는 그것에 도대체 어떤 힘이 있다는 걸까?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든다. 30년 치유자의 삶에서 우러난 한 마디. “그렇구나.” 온 몸을 실어 공감하는 한 마디가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지 알게 된다. 

 

“죽고 싶을 만큼 지쳤구나,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났구나”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던 거니?” 

“네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내가 미처 몰랐구나.”

 

이렇게 온 체중을 실은 공감 한마디로부터 마음의 심폐소생술이 시작 된다는 것을 저자 정혜신은 여러 사례를 통해 말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공감하는 일이다. 자기감정을 누르고 감정노동을 하라는 게 아니다. 

 

적정 기술이 사람의 삶을 바꾸듯 정신과 의사 정혜신이 이론이 아닌 실생활에서 실질적인 위력을 갖는 심리학으로서 마치 집 밥에 비유할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을 “적정심리학”이라 명명했다. 

 

공감은 사람을 살리는 치유의 힘이라고 굳게 믿는 정혜신은 서울시와 함께 힐링 프로젝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감의 힘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를 통해서도 알려진 분이다.

 

이 가을 문득 죽고 싶은 기분이 든다면 그 맘을 외면하지 말고 도서관으로 가자. 

<당신이 옳다> 외에도 <내 마음을 읽는 시간>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같은 심리치유 에세이를 읽으며 나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공감해보는 시간을 갖자. 

 

- <당신이 옳다> 정혜신, 해냄, 2018년. 

- <내 마음을 읽는 시간> 변지영, 더퀘스트, 2017년.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가나출판사, 2018년. 

-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데이비드 시버리, 홍익출판사, 2018년.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1,2권 백세희, 흔, 2018~2019년. 

---------------------------------------------------------

글/ 김은희: 중학교 사서, 동작뉴스 교육위원

 

55세, 서울출생, 20대에는 대기업에 근무 했으나 결혼하며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 30대에는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갔고, 40대에 비로소 정신 차리고 사당동 공공도서관 세우기에 열일 했다. 50대에 ‘사모님’을 버리고 ‘사서님’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북적거리는 즐거운 도서관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동작뉴스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동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