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기고문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귀하고도 열악했던 수돗물,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기사입력  2018/10/11 [09:45] 최종편집    김정환 시의원

▲  김정환 시의원
자료수집 차 과거의 신문 자료를 들춰보다가 다음과 같은 기사를 발견했다.

"물이 모자라 급수 시간을 하루 12시간제로 한다(1965년 8월 12일자 동아일보)"

"식수난 극심, 사설수도까지 바닥, 급수차 오면 잦은 시비 싸움도, 신림3동 104번지 일대 주민(1973년 7월 7일자 경향신문)"

불과 40여년 전의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했던 상수도 상황은 기사 제목만으로도 여실히 전달된다. 툭하면 통보도 없이 이루어지는 단수에 시간제 급수는 일상이었으며, 물지게 이고 급수차 앞에서 기다리던 풍경이 필자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다. 시골 고향의 양친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우물물을 길어드셨는데, 오염된 우물물에 대한 기사가 연례행사처럼 지면을 장식해 우려를 했던 일이 어제 일 같다.

지금이야 수도꼭지를 틀면 시원하게 쏟아져 나오는 수돗물이 참으로 귀했던 그시절, 한편으로는 그 수돗물의 품질을 믿을 수 없어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먹으라고 정부가 권장하던 시절이니 아이러니하다. 1985년 10월 19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식수 끓여먹는 게 상책”이라는 제목으로 수돗물 오염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했던 정수시설과 낙후된 수도관 등으로 수돗물을 믿고 마실 수 없었던 시절이었지만 그나마도 부족해 마음껏 마시고 쓰지 못했기에 애증에 존재였던 수돗물, 이런 시대를 겪은 필자이기에 현재 수돗물의 훌륭한 품질이 새삼 감사하게 다가온다.

2017년 서울의 수돗물은 유수율 95.7%, 누수율 1.9%로 국내 1위, 세계에서는 도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낙후한 상수도 기술과 수도관 노후로 인해 한해 1,635백만톤을 생산하면 42%인 700백 만 톤이 길바닥에 벼려졌다고 한다. 누수율 42%가 1.9%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이 서울시 전역에 뿌려졌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2016년도 기준 뉴욕이나 런던의 유수율이 아직 85.8%, 73.9%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서울의 유수율 95.7%의 의미가 더 와 닿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수돗물 공급과 품질 모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노후 상수도관은 1984년 이후 98.37%가 교체되었으며, 나머지 수도관 역시 2020년까지 교체를 마무리한다고 하니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발족이후 이룩한 상수도기술의 발전과 성과가 놀랍기만 하다.

오늘날의 서울의 수돗물은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항목보다도 많은 170개 수질검사항목에서 모두 적합판정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국제표준기구 ISO22000가 개발한 식품안전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서울시 상수도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원활한 물공급을 넘어서 믿고 마셔도 좋은 물을 공급하는데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필자와 같은 시대를 지나온 시민들은 여전히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먹어야 하는, 그 자체로는 안전하지 않은 물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불과 30여년이라는 단기간에 이루어낸 발전이니 만큼 시민 인식이 이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아직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의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30년 전에 머물러 있는 시민이 있다면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쉽고 편리하게 제공받는 수돗물이 UN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도 우수한 품질을 공인받은 훌륭한 물이며, 서울시의 노력과 발전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오늘도 청량하고 시원한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를 마신다.
ⓒ 동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